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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길가 돌멩이처럼 널브러져 있는 우리들의 개인정보
 
이미 모두 발가벗었지만 그것에 대해 충격을 받고 공포를 느끼기는 커녕 개인정보유출 사건이 터져도 그려려니 하고 넘어가는 사용자들이 여기저기서 목격된다. 어차피 유출됐을텐데, 유출 여부를 확인해 괜히 열받을 필요가 없다고 생각하는 이들도 부쩍 늘었다.
 
무관심의 강력한 표현이다. 대단히 위험하고 비정상적인 상황이 아닐 수 없다. 무관심이 더 커질 경우 디지털 경제 자체에 결정적인 위기가 찾아올 수밖에 없다.
 
소송과 성명발표는 끊이지 않는다. 민주당 민병두, 유승희, 이찬열, 진선미 의원, 경제정의실천연합, 소비자시민모임, 참여연대, 진보네트워크센터, 함께하는 시민행동 등 시민단체들은 보다 근본적인 대책을 내놓으라고 성토한다.
 
서울YMCA 시민중계실은 두 차례나 개인정보가 털린 KT를 정보통신망법 위반 혐의로 검찰에 고발했다. 성수현 간사는 "시민들은 황당하고 열이 받는다"며 "어쨌든 개인정보를 잘 보호해 줄 것이라고 믿고 맡기는 기업들이 소비자들에 대한 피해 보상 대책은 내놓고 있지 않는다"고 하소연한다.
 
네이트 3천500만명 개인정보유출에 대한 집단소송은 3년째 법정 공방 중이다.
 
개인정보를 유출 당한 기업 대표들은 기자회견을 열고, 머리를 숙여 사과하고, 홈페이지에 재발방지책을 올린다. 경찰 수사에 적극 협조하겠다는 말도 덧붙이지만 여지없이 사고는 터진다.
 
개인정보 유출이 사회적인 이슈가 된 건 오래 전의 일이다. 사고는 때가되면 터졌고, 그때마다 정부와 기업 책임자들은 머리를 숙여 사과하고, 대책 발표를 쏟아낸다. 경찰 수사에 적극 협조하겠다는 말도 빼놓지 않는다. 결과적으로 대책은 그저 구호였을 뿐이다. 각종 대책을 비웃듯 개인정보유출사건은 끊이지 않는다.
 
KT사건에서 보듯, 쉽게 막을 수 있는 해킹툴에 당하는 어처구니 없는 장면도 계속 연출된다. 이러한 장면이 반복되자 많은 이들이 우리나라는 '도대체 왜 이 모양 이 꼴이냐!'고 개탄한다. 일련의 초대형 개인정보유출 사건을 둘러싼 우리사회의 풍경은 대충 이렇게 요약된다.
 
어처구니 없는 장면이 반복되는 불편한 현실은 구조적인 모순에 기반한다. 개인정보를 과도하게 수집하는 관행, 프라이버시에 대한 사용자 인식의 부족 그리고 말과 행동이 다른 기업들의 보안 투자가 맞물려 벌어진 결과다.
 
디지털 공간에 쌓인 개인 정보가 넘쳐나고, 개인정보는 점점 돈되는 시대로 진화(?)하고 있고, 해커 입장에서 그런 정보를 훔치는 것도 그리 어렵지 않으니 무더기 유출 사고가 반복해 터지는건 당연한 수순이라는 얘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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