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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게시판

[19] 섹탁기

유머 조회 수 2411 추천 수 0 2013.06.27 18:53:00
그는 지저분해진 셔츠를 거칠게 벗어던지며 세탁기에게 말했다.

"빨어."

"으....으흐읏...웃......"

세탁기는 그의 셔츠들을 입에 가득 문채 흐느끼기시작했다. 온수로.
이런식으로 몇번이나 더럽혀졌는지 모르겠다... 세탁기는 수치감과 모욕감에 계속 눈물을 흘렸다. 얼마나 빨았을까...

"....하앗...!.."

비트와 섬유 유연제가 예고도없이 거칠게 쏟아 들어왔다.

"....그렇게...한꺼번에 넣으면...아흣..!"


"시끄러 어차피 다끝나면 너도 질질 싸는주제에."

그는 섬유유연제를 다 쏟아 붓고서 동작버튼을 눌렀다. 강한 회전력이 느껴지기시작한다.

"흐아앙ㅇ아앙....!"

이미 몇번은 경험한 일이지만 매번 낮설다..
그리고 그는 이번에도 역시 버튼만 누르고는 할일을 하러 사라져버렸다. ...

"너무해....읏..."

격한 진동이 허리에서 느껴졌지만 자의지로 멈출수있는게 아니다.
몸속에선 땀범벅의 셔츠와 세제,너무 급하게 넣은 섬유유연제가 뒤섞여가고있었다.
그 상태로 몇분이 지났을까... 더이상 참을수 없게된 세탁기는...결국 아래로 모든걸 토해내고 말았다.

"...하아...하아...세탁이...읏...완료...되었습니다...앗..."

간신히 목소리를 쥐어짜내 그에게 이 소식을 알린다. 그제서야 그는 읽던
신문을 접고 세탁기에게로 터벅터벅 다가왔다.

"하..많이도 쌌네, 너 생각보다 엄청 더러운 애였구나?"

"이...이건... 세탁물의 양이 너무 많아서...."

어쩔수없는 변명이다. 세탁물이 많은건 사실이었지만 나도 그만큼 많은 물을 써댔으니까...

"그..그래도...저 오늘도 힘냈어요...! 어...어때요? 많이 깨끗해 졌나요...? 당신의..그것...?"

세탁기는 애써 화제를 돌렸다. 그는 입구를 벌려 셔츠하나를 꺼낸다.

"으읏.."

갑작스런 오픈에 깜짝놀란다.

"흠... 뭐, 전보단 낫네."


"일주일에 두세번씩 돌리니까 이젠 제법 테크닉이 느는걸? "

"헤....아..아니에요..."

그래도 이번엔 칭찬을 들을수 있을지도 몰라. 세탁기는 생각했다. 하지만...

그는 갑자기 거칠게 입구를 활짝 벌렸다.

"하읏....!"

세탁기는 깜짝놀라 외마디 비명을 질렀지만 그럴시간도 없다는듯이 그는 세탁물들을 하나하나 빠르게 꺼내기시작했다.

"수고많았어. 근데말야.."

내용물을 다 끌어내고 난 뒤에 그는 싱긋 웃으며 덧붙였다


"너한탠 이제 볼일없거든"

그리고 그는 쾅! 소리나게 입구를 닫았다.

"에..에엣... 자...잠깐만요...! 저... 이번엔 정말 열심히...."

"어머 시끄러워라..후후 아까부터 쟁알쟁알 말이 많구나?"

"엣...누...누구...?"


"후후후 이제 봤어? 아까부터 있었는데 서운한걸..?"

낮선 목소리의 주인공은 옆 베란다의 건조기였다.

"엣..당신이 어째서..."

"어머, 당연하잖아? 너가 지저분하게 뱉어낸 그 것들을 다시 그에게 돌려주려면, 내 도움이 꼭 필요하다구? 후후."


"그...그런..그러면 나는..?! 나..나도 탈수기능이 있는걸....!! 자 봐요..!"

세탁기는 어설프게 허리를 돌려댔지만 남자와 건조기는 그저 멀리서 바라보고 비웃을 뿐이었다.

"역시 아직 애라 잘 모르는구나? 빨래는 원레 햇빛에다 말려야하는거야"


"안그러면 너가 뿜은 그 채액 냄세가 남아있게 되잖아? 난 그런걸 원하지 않거든."

"자. 저런 꼬맹이따위 무시해버리고 어서 저에게 당신의 것을 주세요."

"훗 그래 그러지. 아직 축축하니 조심하라고."

"하앗..네...//"

그리고 그 둘은 세탁기가 보는 바로앞에서 하나가 되었다.

"흐읏....흐으윽.......흐읏...하아...으아아..."

세탁기는 말할수없는 절망감에 눈물을 흘리려했지만 그것마저 불가능했다.
이미 그가 수도를 잠궈놨기 때문이었다. 그래..난 우는것마저도 그사람의손길이 필요한거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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