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총영사, 팰팍시에 “철거땐 재정지원”
자민당 의원 4명도 나서…시장은 거절
미국 뉴저지주에 설치된 옛 일본군 위안부를 기리는 비석의 철거를 위한 일본의 시도가 집요하다.히로키 시게유키 일본 뉴욕총영사는 지난 1일(현지시각) 뉴저지주 팰리세이즈파크(팰팍)시의 제임스 로툰도 시장을 만나 위안부 기림비의 철거를 요청하면서 그 대가로 재정지원 의사를 밝혔다고 일본 <교도통신>이 22일 보도했다. <교도통신>은 당시 시장과 히로키 총영사가 만난 자리에 합석한 한국계 제임슨 김 부시장이 “(총영사가 철거 대가로) 벚나무와 도서의 기증을 얘기했다”고 말했다고 전했다. 히로키 총영사는 이날 일본군 위안부 동원에 군이 개입했음을 인정하고 ‘사과와 반성’을 한 1993년 고노 요헤이 관방장관 담화를 거론하며, 기림비 철거를 요청했으나 로툰도 시장은 “일본을 비판하려는 게 아니라 전쟁의 비참함을 후세에 전하려는 게 목적”이라며 거절했다고 통신은 보도했다.
그러나 얼마 뒤인 6일에도 일본 자민당 소속 중의원 4명이 팰팍 시청을 찾아 기림비 철거를 요구하며 “위안부는 민간인 업자가 운영했고, 정부는 개입하지 않았다”, “한국 여성들이 자발적으로 참여했다”, “정신대대책협의회가 북한과 연계가 있다”는 등의 망언을 했다. 그러나 로툰도 팰팍시 시장은 “기림비는 한국인들이 세운 게 아니라 미국 시민의 세금으로 세워졌으며, 시 의회에서 역사적 사실을 확인한 뒤 건립했다”고 반박하며 철거 요구를 재차 거절했다.
그럼에도 일본은 미 정부와 의회 등을 통해 기림비 철거를 계속 요구할 것으로 예상된다. 위안부 기림비 설치를 주도한 김동석 한인유권자센터 이사는 “기림비 철거를 쟁점화해 미국 내에서 한국과 일본간 분쟁거리를 만들겠다는 게 일본의 속셈”이라며 “최근 한인사회가 동해 병기를 강하게 주장해 온 것에 대한 외교적 대응 성격도 있는 것 같다”고 분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