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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침 <녹색평론> 128호(2013년 1~2월)에서 ‘전력부족, 진실과 거짓’이라는 글을 읽었다. 전순옥 국회의원 정책담당 비서관인 박성환씨가 쓴 글이다. 읽으면서 눈이 뒤집히는 줄 알았다. 계통한계비용(SMP), 전력사용기반기금, 대기업의 민간발전 참여 등등 평소 몰랐던 전기요금의 비밀이 폭로되어 있었기 때문이다.
이건 10:4 부등가교환 ‘사기’ 정도가 아니다. 만약 사실이라면 ‘대국민사기극’에 가깝다. 이게 정말일까? 간단한 웹 서핑만으로도 그 글의 진위를 확인할 수 있었다. 슬프게도 골자는 진실이었다.
전력사용기반기금 얘기부터 해 보자. 각 가정에 부과되는 전기요금 가운데 3.7%를 떼어 적립하는 돈이다. 다시 말해 내가 내는 전기요금에서 일부를 떼어 사용한다는 얘기다. 기획재정부가 올해 책정한 기금 규모는 2조5천600억원이다. 이 돈은 어디에 쓰이는가.
‘전력부하관리’라는 용어를 들어보셨는가? 한 마디로 전기를 아껴 쓴 기업에 보조금을 주겠다는 것이다. 올해 그 규모가 무려 2천500억이나 된다. 우리나라 전체 전기 사용량 가운데 가정이 쓰는 비율은 14% 정도이고, 산업용은 55%가 넘는다. 적게 쓰는 국민들에게 ‘삥’을 뜯어 많이 쓰는 기업이 절약 좀 했다고 포상금을 준다? 이해가 되시는가? 왜 전기절약 가정에는 안 주지?
거기까지는 좋다. 어쨌든 전기 절약을 유도하자는 것이니까. 그러나 대기업의 경우까지 들여다보면 “어, 이건 아니잖아” 소리가 절로 나온다. 현재 우리나라 민간 발전 빅3는 포스코에너지, GS파워, SK E&S다. 한전은 이들을 포함한 400여개 민간발전회사로부터 전기를 사들이는데, ㎾h당 평균 170원 정도에 산다. 이들 기업 그룹에서 쓴 전기요금으로는 평균 80원을 받는다. 이들 기업 입장에서는 한전에 170원 받고 판 전기를 한전으로부터 80원에 사서 쓰는 것이다. 게다가 전기 절약 하면 포상금까지 받는다. 참고로, 한전 누적적자는 50조다. 국민 혈세로 이자 내준다.
더 엄밀히 말하면 전기사용량 상위 10대 기업에 공급되는 단가는 67원이다. 산업용 평균보다 10원 이상 싸고, 가정용보다는 80원가량 헐하다. 그리고 일반 가정에서는 전기요금 몇 달 못 내면 촛불 켜고 살아야 한다. 한전 만세! 대한민국 만만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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