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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게시판

 

다음은 5촌 살인사건 1심 재판 때 김어준 총수의 최후 진술입니다. 

 

 

 

 

고민이 많았습니다. 

마지막으로 무슨 이야기를 해야지 이 재판이 우리에게 유리할까, 
검찰 측 주장에 허점을 반박해 볼까, 혹은 공직선거법위반의 문제점을 이야기해볼까, 
아니면 살인현장 자살현장의 의문점들을 나열해볼까 하는 고민을 많이 했습니다.

 

그러다가 문득 그런 생각이 들었습니다. 

‘자살 현장 또는 살인 현장에서 무슨 일이 벌어졌는지 내가 알고 있는가?' 

솔직히 잘 모르겠습니다.

 

그때 정말로 박용수가 박용철을 죽이고 자살했는지... 아님 제3자가 개입했는지 저는 잘 모르겠어요. 
저만 모르는 게 아니고 사실은 저희에게 계속해서 죄가 있다고 거짓말 한다고 주장하는 검찰 측도 모릅니다. 
우리 모두 잘 모릅니다. 
왜냐면 그날 우리 모두 거기 있지 않았거든요. 

 

그래서 저는 마지막으로 할 이야기는 
제가 모르는 이야기를 저한텐 유리하게 할 게 아니라, 제가 잘 알고 있는 이야기를 하자.
언제 어디서든 자신 있게 이야기 할 수 있는 이야기를 해야겠다. 
그렇게 생각했습니다.

 

문제가 된 <나는 꼼수다> 방송은 2011년 4월 만들었습니다. 

 

제가 그 방송을 만든 이유는 한 가지입니다.
제가 하고 싶은 이야기가 잇는데 아무도 대신 해주지 않았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직접 방송을 만들기로 했습니다. 
처음에는 세 명이 시작했습니다. 
낙선한 전직 국회의원, 라디오에서 시사평론을 하는 사람, 저. 이렇게 세 명이 모였습니다. 
처음에는 한 시간에 2만원을 주고 아주 조그만 골방에서 시작했습니다. 
저희가 방송을 시작하는지 아무도 몰랐습니다. 

 

그렇게 한 시간에 2만원을 주고 첫 방송을 하고 난 뒤 5천 원짜리 백반을 먹었습니다. 
그 백반을 먹으면서 제가 그런 생각을 했습니다.
‘한 사람이 더 필요하다. 기자가 필요하다, 팩트가 더 보강되어야 한다.'
그 생각을 하자 가장 먼저 - 저 이 바닥에 꽤 오래 있었습니다. 한 10여년 이상 있었습니다 - 가장 먼저 떠오른 기자가 주진우 기자였습니다.

 

이유는 두 가지 입니다. 
첫 번째로, 주진우 기자를 오랫동안 지켜보았는데,
주진우 기자가 다루었던 기사들, 
예를 들어, 주진우 기자는 삼성 이건희 회장의 개인적인 문제를 지적하는 기사를 쓰려고 하다가 
그 기사가 발행되지도 못하였습니다. 
기사를 쓰려고 하다가 주진우 기자가 근무하던 회사 전체가 공중분해 됩니다. 
그리고 기자들이 다 길바닥으로 쫓겨납니다. 
그 기자들이 1년 동안 길바닥에서 돈을 모아서 만든 매체가 <시사IN>입니다. 

 

그리고 주진우 기자는 세계에서 가장 큰 교회라고 알려진

여의도순복음교회 조용기 목사님의 개인 비리를 찾아내서 기사를 씁니다. 
그리고 나서 만 명의 신도가 - 기사를 쓰고 누군가의 항의방문을 받을 때가 있습니다. 
그런데 5명, 100명이 아니고, 만 명의 신도가 – 찾아옵니다. 
그리고 주진우 기자를 따라다닙니다. 
사탄이라고 그럽니다.

 

그리고 여러 번 여기서 거론되었지만, 노무현 대통령을 가장 괴롭힌 노건평 사건을 특종합니다.

그때도 주진우 기자는 진보적 대통령을 그렇게 곤혹스럽게 만들어야 되냐고 진보 진영으로부터도 소리를 듣습니다.

 

그러니까 가장 강한 경제권력, 가장 강한 종교권력, 그리고 가장 강한 정치권력, 가장 힘 센 사람들과 싸워 왔어요.

‘나는 꼼수다’는 아무런 보호를 받지 못하고 달랑 네 명이 시작하는 방송이기 때문에 그 정도 배포가 있는 기자가 필요했습니다. 
그것이 첫 번째 이유이고요, 

 

두 번째 이유는, 그때까지만 하더라도 주진우 기자가 이렇게 알려지지 않았습니다. 
기자 사회에서나 좀 알려진, 독종 이 정도였습니다.
그런데 저는 일반인에게 알려 주고 싶었습니다. ‘우리나라에도 이런 기자가 있다’.
이런 사실을 알려주고 싶었습니다.


그 두 가지 이유 때문에 주진우 기자에게 합류하자고 제안하였고, 중간에 합류하였습니다. 

 

이렇게 보시다시피 제가 마흔 일곱입니다. 
우리나라 나이로. 그런데 저도 세상에 태어나서 여태까지 살면서 누구 앞에서 한 번도 기죽지도 않았고요, 
그리고 세상에 순응하며 살지 않았습니다. 행색이 그렇지 않습니까? 

 

그런데 제가 주진우 기자를 만나고 나서, 
물론 그 전부터 알고 있었지만 방송을 본격적으로 하면서 어느 날 물어보았습니다.
“나도 내 마음대로 살았는데, 누구 눈치 안 보고 살았다. 기죽지 않고.

그런데 그 정도 힘센 사람들을 그렇게 불편하게 만드는 기사를 쓰면 보복이 두렵지 않냐”
라고 물어보았습니다. 

 

그랬더니 주진우 기자가 이렇게 이야기했습니다.

 

“무섭다. 특히 혼자 집에 돌아갈 때 밤에 으슥한 곳에서 누가 튀어나와서 
망치로 뒤통수를 치는 장면을 항상 생각한다. 
그런데 정말 두려운 것은 그 자리에서 즉사하는 것이 아니라 
혹시라도 내가 빗맞아서 살아남아서, 식물인간이 되어서 가족들에게 평생 짐이 될까봐 
그것이 무섭다”라고 하였습니다.

 

그 이야기 있고 나서 한참 있다가 다시 제가 물어보았습니다. 

“그런데 왜, 네가 뭐 월급이 대단한 것도 아니고, 그 기사 썼다고 해서 갑자기 부자가 되는 것도 아니다.

그런데 왜 이 짓을 계속 하냐”고 물어보았습니다. 

 

그런 질문을 처음 받아 본 거예요. 주진우 기자가. 

한참 동안 이야기하지 않다가, 자기도 그런 생각을 안 해본 거지요. 내가 왜 이 짓을 계속하고 있는지. 

 

그런데 주진우 기자가 한 말은 하나였습니다.
“뭐, 기자잖아요.” 그게 다였어요. 
맞죠? 그러라고 기자가 있는 것입니다. 
그런데 그런 기자가 잘 없어요. 잘 생각해 보시면 그런 기자 잘 없습니다. 

 

그래서 저는 배심원 여러분들에게 부탁드리고 싶습니다. 겁이 나도, 아무리 힘센 사람을 상대하더라도
이상하다 싶으면 끝까지 기사를 쓰는 주진우 기자로 앞으로도 계속 남을 수 있도록 도와주십시오.
그래야, 제2의 주진우 기자도 나오고, 제3의 주진우 기자도 나올 수 있지 않겠습니까? 
이것은 진보, 보수의 문제가 아니고요.
그런 기자가 대한민국에 한 사람쯤은 필요한 것 아닌가 저는 그렇게 생각합니다.

 

이상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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